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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

미국 특허 만료 후 로열티는 무효? Kimble v. Marvel 판례로 보는 특허 라이선스 설계

미국에서는 특허가 만료된 뒤에도 같은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계속 받기로 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집행할 수 없으며, 이 원칙은 2015년 연방대법원 Kimble v. Marvel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특허 남용(Patent Misuse) 법리와 맞닿아 있는 이 문제는 장기 라이선스 계약, 특허 매각 대가, 기술이전 계약의 로열티 조항 설계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특허 남용의 개념과 Brulotte 규칙, Kimble v. Marvel 사건의 내용, 만료 후에도 정당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라이선스 설계 방법과 실무 체크포인트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특허 만료 후 로열티, 계약서에 적으면 받을 수 있을까

라이선스 협상 자리에서 자주 나오는 제안이 있습니다. "계산이 복잡하니 특허 만료와 상관없이 매출의 몇 퍼센트를 계속 받겠다", "일시금을 줄이는 대신 제품이 팔리는 동안 로열티를 영구히 받겠다" 같은 조건입니다. 양쪽 모두 동의했고 계약서에 서명까지 했다면 당연히 효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 간 계약에서는 이런 조항을 별 의심 없이 넣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미국 특허가 걸린 계약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64년부터 지금까지 특허 만료 이후의 사용에 대해 그 특허를 근거로 로열티를 받기로 한 약정은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합의했더라도, 특허가 끝난 뒤의 부분은 법원이 받아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15년 Kimble v. Marvel 판결은 이 오래된 원칙을 폐기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 원칙은 단순히 로열티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특허권자가 특허가 허락한 범위를 넘어 권리를 행사하는 특허 남용(Patent Misuse) 법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도 기술이전 계약을 검토하면서 '영구 로열티' 조항을 발견하고 구조를 다시 짠 경험이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특허 남용의 개념, 이 원칙의 출발점인 Brulotte 판결, Kimble 사건의 내용, 그리고 만료 후에도 정당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설계 방법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특허 남용(Patent Misuse)이란 무엇인가

특허 남용(Patent Misuse)은 특허권자가 특허가 부여한 독점의 범위를 대상이나 기간 면에서 부당하게 넓혀 경쟁을 해치는 방식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미국 법원이 형평법에 근거해 발전시킨 법리로, 주로 침해 소송에서 피고의 항변으로 쓰입니다. 특허 남용이 인정되면 특허권자는 그 남용 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해당 특허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특허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권리 행사가 막히는 셈입니다.

유형 내용 현재 평가
만료 후 로열티 특허 만료 후 사용에 대해
그 특허를 근거로 로열티 부과
만료 후 부분은
원칙적으로 집행 불가
끼워팔기(Tying) 라이선스 조건으로 특허 대상이
아닌 제품 구매를 강제
시장 지배력이 있어야
남용으로 인정
총매출 기준 로열티 강제 특허 미사용 제품까지 포함한
매출에 로열티를 강요
편의상 합의면 허용,
강요면 문제
라이선스 거절, 권리 행사 특허를 실시하지 않거나
라이선스를 거절
법률상 남용이 아님
(특허법 제271조(d))

최근 미국 법원은 특허 남용을 좁게 인정하는 경향입니다. 2010년 연방순회항소법원 Princo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허 남용을 특허권 자체를 부당하게 확장하는 행위로 한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만료 후 로열티는 연방대법원 판례가 정면으로 금지하는 영역이라, 라이선스 실무에서 가장 분명하게 피해야 할 함정으로 남아 있습니다.

출발점: 1964년 Brulotte v. Thys 판결

만료 후 로열티 금지 원칙은 1964년 연방대법원의 Brulotte v. Thys 판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특허권자는 홉(hop) 수확 기계를 농부들에게 판매하면서, 기계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정해진 기간 동안 내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문제는 계약상 로열티 지급 기간이 기계에 적용된 특허들이 모두 만료된 뒤까지 이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특허 만료 후의 사용에 대해 로열티를 요구하는 약정은 그 자체로 위법하고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특허법은 발명을 공개한 대가로 일정 기간의 독점을 주고, 그 기간이 끝나면 발명은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공의 영역에 들어가야 합니다. 특허권자가 계약을 통해 만료 후에도 대가를 받는다면, 특허법이 정한 독점 기간을 사적 합의로 연장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당연 위법(Per Se Rule) 방식, 즉 구체적인 경쟁 제한 효과를 따지지 않고 그런 약정이면 곧바로 효력을 부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후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경제학자와 법학자들은 로열티를 장기에 걸쳐 나눠 받는 것이 오히려 라이선시의 초기 부담을 줄이는 합리적 거래일 수 있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비판이 쌓인 끝에 반세기가 지나 Kimble 사건에서 이 원칙의 폐기 여부가 정면으로 다투어졌습니다.

Kimble v. Marvel 사건의 내용과 판결

Kimble 사건의 특허권자는 손바닥에서 거미줄 모양의 거품을 쏘는 장난감에 관한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Marvel 측과 분쟁을 벌이다 1997년 합의를 맺었는데, Marvel이 특허를 사들이는 대가로 일시금과 함께 관련 장난감 매출의 3%를 로열티로 지급하되,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는 조건이었습니다.

이후 Marvel은 Brulotte 판결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특허가 만료되는 2010년 이후에는 로열티를 낼 의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하급심은 Brulotte 판결에 따라 Marvel의 손을 들어 주었고, 사건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습니다. 특허권자 측은 Brulotte 판결이 경제적으로 잘못된 판례이므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15년 연방대법원은 6대 3으로 Brulotte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다수의견은 Brulotte 판결의 경제적 근거에 대한 비판에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위해 선례를 존중하는 선례 구속 원칙(Stare Decisis)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 원칙은 수십 년간 계약 실무의 기준이 되어 왔고, 의회가 여러 차례 특허법을 개정하면서도 이를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바꾸려면 법원이 아니라 의회가 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 결과 Marvel은 특허 만료 후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법원이 같은 판결에서 당사자들이 쓸 수 있는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안들이 지금 라이선스 설계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만료 후에도 정당하게 대가를 받는 라이선스 설계

Kimble 판결이 금지한 것은 '특허 만료 후의 사용에 대해 그 특허를 근거로 받는 로열티'입니다. 따라서 대가의 근거와 시점을 달리 설계하면 장기 지급 구조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설계 방법 내용 유의점
존속기간 중 사용분의
분할 지급
만료 전 사용에 대한 대가를
만료 후까지 나눠 지급
지급 대상이 만료 전 사용분임을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
하이브리드 라이선스의
단계적 인하
특허와 노하우를 함께 허락하고
특허 만료 시 로열티율 인하
인하 폭이 특허 기여분을
합리적으로 반영해야 함
특허 외 권리에
대한 대가
영업비밀, 상표, 저작권,
기술 지원에 대한 로열티
실체가 있는 권리여야 하며
명목상 구분은 위험
공동사업·수익 분배 특허 실시권이 아닌
사업 지분에 대한 대가
실질이 라이선스면
같은 문제 발생

하이브리드 라이선스란 특허와 함께 노하우나 영업비밀 같은 특허 외 권리를 묶어 허락하는 계약입니다. 1979년 연방대법원 Aronson 판결은 특허 출원 중인 기술에 대해 로열티를 정하면서, 일정 기간 안에 특허가 등록되지 않으면 로열티율을 절반으로 낮추도록 한 계약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특허 부분과 비특허 부분의 대가를 구분해 둔 구조라면 특허가 사라져도 나머지 부분의 대가는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반대로 특허 만료 후에도 로열티율이 그대로라면, 법원은 그 로열티 전체가 특허에 대한 대가라고 보고 만료 후 부분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 계약 작성 시 실무 체크포인트

제가 미국 특허가 포함된 라이선스 계약을 검토할 때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로열티 기간과 종료 조건

로열티 지급 기간이 허락 대상 특허 중 마지막으로 만료되는 특허의 만료일까지인지 확인합니다. 여러 특허를 묶어 허락하면서 마지막 특허 만료 시까지 로열티를 받는 구조는 일반적으로 허용되지만, 일부 특허가 먼저 만료되거나 무효가 될 때 로열티를 조정하는 조항을 두면 분쟁 위험이 줄어듭니다. 특허 만료일은 출원일로부터 20년에 심사 지연에 따른 존속기간 조정이나 존속기간 포기서까지 반영해 정확히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대가의 구분과 근거

노하우나 상표를 함께 허락한다면 각 권리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정하고, 특허 만료 시 로열티가 어떻게 바뀌는지 명시합니다. 출원 중인 특허가 포함된 경우에는 등록 실패나 거절 확정 시의 조정 방식도 정해 둡니다. 특허 매각 대가를 장기 분할로 받는다면, 그 금액이 매각 시점의 가치에 대한 대가이며 만료 후 사용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는 점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가별 법리 차이

전 세계 특허를 묶은 라이선스라면 나라마다 특허 만료일이 다르므로 국가별로 로열티 대상을 나누는 구조가 안전합니다. 한국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식재산권 부당한 행사 심사지침에서 특허권 소멸 후 실시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부당한 행사의 예로 들고 있어, 한국 계약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라이선시 입장에서의 점검과 대응

반대로 우리 회사가 로열티를 내는 쪽이라면, 이 원칙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오래된 라이선스 계약 중에는 특허 만료 여부와 상관없이 로열티를 계속 내도록 된 계약이 의외로 많습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계약 조건만 이어받고 특허 상태는 확인하지 않은 채 매년 로열티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년 로열티 지급 계약을 점검할 때 대상 특허의 만료일과 권리 상태를 함께 확인합니다. 대상 특허가 모두 만료되었는데 로열티율이 그대로라면, 계약이 미국법의 적용을 받는 범위에서 만료 후 지급 의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유지료 미납으로 일찍 소멸한 특허나, 무효심판에서 무효가 확정된 특허도 같은 관점에서 점검 대상입니다.

다만 바로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계약이 하이브리드 구조라면 특허 외 권리에 대한 대가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고, 계약 위반으로 다른 권리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계약서에서 대가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특허 부분과 비특허 부분을 구분할 수 있는지 검토한 뒤, 상대방과 재협상을 시도하는 순서가 바람직합니다. 협상이 어렵다면 Kimble 사건의 Marvel처럼 법원에 지급 의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료 후 로열티와 라이선스 설계 핵심 정리

미국에서는 1964년 Brulotte 판결 이후 특허 만료 후의 사용에 대해 그 특허를 근거로 받는 로열티는 집행할 수 없으며, 2015년 Kimble v. Marvel 판결은 선례 구속 원칙을 근거로 이 원칙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는 특허권자가 특허의 범위를 기간 면에서 부당하게 넓히는 특허 남용 법리와 맞닿아 있는 문제로, 라이선스 계약 설계에서 가장 분명하게 피해야 할 함정입니다.

다만 만료 전 사용분의 분할 지급, 특허와 노하우를 묶은 하이브리드 라이선스의 단계적 인하, 영업비밀·상표 등 특허 외 권리에 대한 대가, 공동사업 구조 같은 설계로 장기 대가를 정당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로열티 종료 조건과 대가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국가별 특허 만료일과 한국 공정거래 규율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로열티 조항 한 줄이 수십 년간의 수익을 좌우합니다. 미국 특허가 포함된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갱신할 예정이라면, 로열티 지급 기간이 대상 특허의 만료일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