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 존속기간은 단순히 '출원일로부터 20년'이 아니라, 기산일을 정확히 잡은 뒤 심사 지연을 보상하는 PTA(존속기간 조정)를 더하고, 터미널 디스클레이머가 있다면 기준 특허의 만료일에 맞춰 잘라 내야 비로소 실제 만료일이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 존속기간의 기산점, PTA의 A·B·C 지연과 출원인 지연 차감 방식, 실제 날짜로 계산한 예시, 터미널 디스클레이머 반영 방법, 그리고 계산 결과를 검증하고 관리하는 절차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 존속기간, 왜 직접 계산해 봐야 할까
사내에서 "이 미국 특허는 언제까지 유효한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많은 분이 출원일에 20년을 더해 답합니다. 그런데 실제 만료일은 그보다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심사가 늦어진 만큼 존속기간을 늘려 주는 PTA(Patent Term Adjustment, 존속기간 조정) 제도가 있고, 반대로 이중특허 문제를 피하려고 낸 터미널 디스클레이머(Terminal Disclaimer, 존속기간 포기서)가 있으면 만료일이 앞당겨지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사업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제네릭 의약품 출시 시점, 경쟁사 제품의 미국 진입 가능 시점, 라이선스 계약의 실시료 지급 기간, 특허 매입 가격 모두 만료일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저도 특허 매입 실사에서 매도인이 제시한 만료일이 PTA를 빠뜨린 날짜여서 1년 가까운 가치 차이가 생긴 경험이 있고, 반대로 터미널 디스클레이머를 반영하지 않은 날짜를 그대로 믿을 뻔한 적도 있습니다.
특허청 기록에 PTA 일수가 표시되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맞는지 검증하고 터미널 디스클레이머까지 반영하는 것은 결국 담당자의 몫입니다. 아래에서는 기본 20년의 기산점부터 PTA의 구성과 차감 요소, 실제 날짜로 계산한 예시, 터미널 디스클레이머 반영 방법, 결과 검증과 관리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기본 존속기간 20년, 기산일부터 정확히 잡기
미국 특허법 제154조는 존속기간을 미국 정규출원일로부터 20년으로 정합니다. 계속출원이나 분할출원처럼 앞선 미국 출원의 이익을 주장했다면, 그중 가장 앞선 미국 정규출원일이 기산일이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은 무엇이 기산일에 포함되지 않느냐입니다.
| 출원 경로 | 20년 기산일 | 자주 하는 착오 |
|---|---|---|
| 한국 출원 기초 파리조약 직접 출원 |
미국 출원일 | 한국 우선일로 계산하는 착오 |
| PCT 국내단계 진입 | 국제출원일 | 국내단계 진입일로 계산하는 착오 |
| 미국 가출원 후 정규출원 |
정규출원일 | 가출원일로 계산하는 착오 |
| 계속출원·분할출원 | 가장 앞선 미국 정규출원일(또는 국제출원일) |
후속 출원일로 계산하는 착오 |
정리하면, 외국 우선일과 가출원일은 존속기간 기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출원 후 12개월을 꽉 채워 미국에 출원하면, 신규성 판단은 한국 우선일로 받으면서 존속기간은 미국 출원일부터 시작되어 사실상 1년을 더 확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계속출원은 아무리 늦게 내도 모출원 기산일을 따르므로, 후속 출원이라고 존속기간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1995년 6월 8일 이전 출원에서 나온 특허는 등록일로부터 17년과 출원일로부터 20년 중 긴 쪽이 적용되지만, 지금 실무에서 다룰 일은 거의 없습니다.
PTA의 구성: A 지연, B 지연, C 지연
PTA는 미국 특허법 제154조(b)에 근거해, USPTO 때문에 늦어진 기간만큼 존속기간을 하루 단위로 늘려 주는 제도입니다. 보상 사유는 세 종류로 나뉩니다.
A 지연: USPTO가 정해진 기한을 넘긴 경우
USPTO는 출원일로부터 14개월 안에 첫 심사 통지를 내야 하고, 출원인의 응답을 받은 뒤 4개월 안에 다음 조치를 해야 하며, 등록료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특허를 발행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긴 날수가 A 지연입니다. 제한요구(여러 발명 중 하나를 고르라는 통지)도 첫 통지로 인정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B 지연: 출원 후 3년 안에 등록되지 않은 경우
실제 출원일(PCT 건은 국내단계 개시일)로부터 3년이 지나도록 특허가 발행되지 않으면, 그 초과 기간이 B 지연입니다. 다만 계속심사청구(RCE)로 심사를 다시 연 기간, 출원인이 요청해 심사를 미룬 기간, 항소 기간 등은 B 지연에서 빠집니다. RCE를 여러 번 거치면 등록이 늦어져도 B 지연이 거의 쌓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C 지연: 저촉·비밀유지명령·항소 승소
발명의 선후를 다투던 저촉 절차, 국가안보상 비밀유지명령, 그리고 항소에서 출원인이 이겨 거절이 뒤집힌 경우의 지연이 C 지연입니다. 실무에서는 특허심판원 항소 승소 건에서 주로 등장합니다.
PTA에서 빠지는 기간: 중복 기간과 출원인 지연
A, B, C 지연을 단순히 더하면 끝나지 않습니다. 두 가지를 빼야 합니다.
첫째, 중복 기간입니다. A 지연과 B 지연이 같은 날짜에 겹치면 그 날은 한 번만 셉니다. 2010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Wyeth v. Kappos 판결 이후 정착된 계산 방식으로, 실제 달력상 겹치는 날만 빼야 합니다. A 지연은 대개 심사 초반에, B 지연은 출원 3년 이후에 생기기 때문에 겹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등록 직전에 USPTO 조치가 늦어진 날은 겹칠 수 있습니다.
둘째, 출원인 지연(Applicant Delay)입니다. 출원인이 심사를 마무리하려는 합리적 노력을 하지 않은 기간은 PTA에서 차감됩니다. 연방규정 37 CFR 1.704가 구체적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실무에서 가장 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거절이유통지에 3개월을 넘겨 응답한 경우, 3개월을 넘긴 날수만큼 빠집니다. 응답서를 낸 뒤 추가 응답서나 정보개시서(IDS)를 뒤늦게 제출한 경우에도 일정 기간이 빠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대응 출원에서 받은 인용문헌을 30일 안에 제출하면서 그 사실을 진술하면 차감을 피할 수 있습니다. 허여 통지 뒤에 보정서를 내거나, 서류 미비로 보정 통지를 받은 경우도 차감 사유가 됩니다.
결국 PTA는 A + B + C − 중복 기간 − 출원인 지연으로 계산됩니다. 기한 연장 한 번이 수십 일의 존속기간을 깎는다는 점을 사내 응답 일정 관리에 반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날짜로 존속기간 계산해 보기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의 사건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한국 출원을 기초로 2021년 3월 2일 미국에 파리조약 우선권 주장 출원을 했고, RCE 없이 등록된 경우입니다. 날수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화 계산이며, 실제로는 USPTO 기록의 날짜를 기준으로 하루 단위까지 따져야 합니다.
| 계산 단계 | 사건 경과 | 결과 |
|---|---|---|
| ① 기본 만료일 | 미국 출원일 2021.3.2 (한국 우선일은 무관) |
2041.3.2 |
| ② A 지연 | 14개월 기한 2022.5.2, 첫 통지 2022.11.2 |
+184일 |
| ③ B 지연 | 3년 기한 2024.3.2, 특허 발행 2024.9.3 |
+185일 |
| ④ 중복 기간 | A·B 지연 기간이 달력상 겹치지 않음 |
−0일 |
| ⑤ 출원인 지연 | 두 번째 거절이유통지에 1개월 연장해 응답 |
−30일 |
| ⑥ 최종 만료일 | PTA 339일을 기본 만료일에 가산 |
2042.2.4 |
출원일에 20년만 더했다면 2041년 3월 2일로 답했을 사건이, 실제로는 약 11개월 늦은 2042년 2월 4일에 만료됩니다. 만약 응답 기한 연장을 하지 않았다면 30일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 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사내 핵심 특허마다 계산표를 만들어 두면, 특허청 기록과 대조해 오류를 찾기도 쉬워집니다.
터미널 디스클레이머가 있을 때의 만료일 반영
터미널 디스클레이머는 같은 권리자의 다른 특허와 청구항이 자명한 변형 관계라는 이중특허 거절을 해소하려고, 존속기간의 끝부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서류입니다. 이 서류를 낸 특허는 기준 특허(Reference Patent)의 만료일을 넘어 존속할 수 없습니다. 미국 특허법은 PTA가 있더라도 터미널 디스클레이머로 포기한 날짜를 넘겨 존속기간을 늘릴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산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그 특허 자체의 만료일을 기본 20년과 자신의 PTA로 계산합니다. 다음으로 터미널 디스클레이머에 적힌 기준 특허의 만료일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두 날짜 중 빠른 날이 실제 만료일이 됩니다. 위 예시의 특허를 모특허로 삼아 계속출원을 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계속출원은 기산일이 같은 2021년 3월 2일이고, 자체 PTA가 500일이라면 자체 만료일은 2042년 7월 15일입니다. 그런데 모특허를 기준으로 터미널 디스클레이머를 냈다면, 통상 모특허의 만료일인 2042년 2월 4일에 함께 만료되어 약 5개월 반의 PTA가 사라집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일반적으로 쓰는 문안은 기준 특허의 '법정 존속기간'을 기준으로 하므로, 기준 특허가 유지료 미납으로 일찍 소멸해도 연결된 특허가 그날 함께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둘째, 2023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In re Cellect 판결은 이중특허 판단을 PTA가 반영된 만료일로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패밀리에서 PTA 덕분에 늦게 만료되는 특허가 터미널 디스클레이머 없이 등록되었다면 무효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2024년 Allergan 판결은 먼저 출원되어 먼저 등록된 최초 특허는 그 후손 특허를 근거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범위를 정리했습니다.
계산 결과 검증과 존속기간 관리 체크포인트
USPTO는 PTA 일수를 등록 예정 통지(Issue Notification)와 특허 공보에 표시하고, 전자출원 시스템인 Patent Center의 사건 기록에서도 계산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산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특허 발행일로부터 2개월 안에 재검토를 청구해야 합니다. 재검토 결과에도 불복한다면 그 결정일로부터 180일 안에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기한이 짧으므로 핵심 특허는 발행 직후 대리인에게 PTA 검증을 따로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처럼 판매 허가 심사를 거친 제품의 특허라면, PTA와는 별개로 허가 심사에 쓴 기간 일부를 보상하는 PTE(Patent Term Extension, 존속기간 연장)도 검토 대상입니다. PTE는 최대 5년이고 허가 후 남은 기간이 14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며, 특허 하나에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산한 만료일은 사내 관리 대장에 근거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기산일, PTA 일수, 터미널 디스클레이머의 기준 특허 번호, 최종 만료일을 한 줄에 정리해 두면 인수합병 실사나 라이선스 협상 때 바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존속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등록 후 3.5년, 7.5년, 11.5년 시점의 유지료를 내지 않으면 그 전에 권리가 사라진다는 점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미국 특허 존속기간 계산 핵심 정리
미국 특허 존속기간은 가장 앞선 미국 정규출원일(또는 국제출원일)로부터 20년에서 출발합니다. 외국 우선일과 가출원일은 기산일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출원은 모출원의 기산일을 따릅니다. 여기에 USPTO의 기한 초과를 보상하는 A 지연, 3년 초과 계속을 보상하는 B 지연, 항소 승소 등의 C 지연을 더한 뒤, 겹치는 날과 출원인 지연을 빼면 PTA가 나옵니다.
터미널 디스클레이머가 있다면 자체 만료일과 기준 특허의 만료일 중 빠른 날이 실제 만료일이 되며, 이때 PTA로 늘어난 기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In re Cellect 판결 이후에는 PTA를 받은 패밀리 특허의 이중특허 위험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계산 결과는 발행일로부터 2개월 안에 검증해 필요하면 재검토를 청구하고, 근거와 함께 관리 대장에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료일은 특허의 가치를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숫자입니다. 보유 중인 핵심 미국 특허가 있다면 이 글의 계산 순서대로 기산일, PTA, 터미널 디스클레이머를 하나씩 대입해 실제 만료일을 다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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