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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

미국 특허 무효화 방안 총정리: IPR·PGR·재심사·법원 소송 비교와 실무 전략

경쟁사 특허로 경고장을 받았거나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특허가 있다면, 미국 특허 무효화 방안을 미리 알고 있어야 대응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특허심판원의 당사자계 무효심판(IPR)과 등록후 무효심판(PGR), 결정계 재심사, 연방법원 소송이라는 네 갈래 길이 있고, 각각 주장할 수 있는 사유와 입증 기준, 비용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 무효화 방안별 요건과 장단점, 2025~2026년 크게 달라진 IPR 개시 실무, 그리고 상황별 선택 기준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 무효화, 방어 전략의 출발점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남의 특허와 부딪히게 됩니다. 경쟁사의 경고장이 오기도 하고, 신제품 출시 전 침해 검토에서 걸리는 특허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때 회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크게 셋입니다. 설계를 바꿔 피하거나, 라이선스를 받거나, 그 특허를 무효로 만드는 것입니다.

무효화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동시에 가장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길이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특허청 안에서 다투는 절차와 법원에서 다투는 절차가 따로 있고, 어떤 절차를 먼저 택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쓸 수 있는 주장이 막히기도 합니다. 한국처럼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 하나로 정리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게다가 2025년부터 2026년 사이 미국 특허청(USPTO)의 무효심판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불과 2~3년 전까지 가장 효율적인 무효화 수단으로 꼽히던 IPR의 문턱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그 대안으로 결정계 재심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경쟁사 특허 대응 계획을 세우면서 몇 년 전 만들어 둔 사내 매뉴얼을 상당 부분 고쳐야 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효화 경로를 한눈에 비교한 뒤, 절차별 요건과 최근 변화, 상황별 선택 기준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특허 무효화 경로 한눈에 비교

미국에서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앞의 세 가지는 USPTO 안에서, 마지막은 연방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절차 청구 시기 주장 가능 사유 특징
당사자계 무효심판
(IPR)
등록 9개월 후부터,
소장 송달 후 1년 이내
특허·간행물에 근거한
신규성·진보성
당사자 대립 구조,
최근 개시 문턱 상승
등록후 무효심판
(PGR)
등록일로부터
9개월 이내
특허적격성, 기재요건 등
거의 모든 무효 사유
기간이 짧아
모니터링이 전제
결정계 재심사
(Ex Parte Reexamination)
특허 존속 중
언제든지
특허·간행물에 근거한
신규성·진보성
익명 청구 가능,
청구 후 참여 제한
연방법원 소송 침해 소송의 항변,
확인소송 제기
모든 무효 사유 입증 기준이 가장 높고
비용이 가장 큼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입증 기준입니다. USPTO 절차에서는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증거의 우위', 즉 무효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정도만 보이면 됩니다. 반면 법원에서는 특허가 유효하다고 추정되기 때문에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로 무효를 입증해야 합니다. 같은 선행기술이라도 특허청에서 다투는 쪽이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당사자계 무효심판(IPR)의 요건과 2025~2026년의 변화

당사자계 무효심판(IPR, Inter Partes Review)은 2012년 미국 개정 특허법(AIA)으로 도입된 절차로, 특허심판원(PTAB)에서 청구인과 특허권자가 서면과 전문가 증언으로 다툽니다. 주장할 수 있는 사유는 특허문헌과 간행물에 근거한 신규성(102조)·진보성(103조)으로 한정됩니다. 개시 결정 후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최종 결정이 나오고, 관납료만 대규모 엔티티 기준 수만 달러가 듭니다.

꼭 지켜야 할 기한과 제약이 있습니다. 침해 소장을 송달받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IPR을 청구할 수 없고, 법원에 무효 확인소송을 먼저 제기했다면 같은 특허에 대한 IPR이 막힙니다. 또 IPR 최종 결정이 나면, 그 절차에서 제기했거나 합리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던 사유는 이후 법원이나 USPTO에서 다시 주장할 수 없는 금반언 효과가 생깁니다.

개시 문턱이 크게 높아진 이유

2025년 초부터 USPTO는 IPR 개시 여부를 판단할 때 재량적 기각(Discretionary Denial), 즉 무효 사유가 있어 보이더라도 정책적 이유로 심판을 열지 않는 판단을 먼저 하는 구조로 바꿨습니다. 같은 특허에 대한 법원 소송이 먼저 끝날 가능성, 특허가 오래 유지되어 온 기간 등이 고려 요소입니다. 2025년 10월부터는 USPTO 청장이 개시 결정을 직접 하게 되었고, 2026년 3월에는 미국 내 생산 여부까지 고려 요소로 추가되었습니다. 그 결과 청구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2026년 9월 청장이 본안 판단은 다시 심판관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히는 등 운영이 계속 바뀌고 있어, 청구 직전에 최신 운영 방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등록후 무효심판(PGR)과 등록 전 정보제공

등록후 무효심판(PGR, Post-Grant Review)은 특허가 등록된 날로부터 9개월 안에만 청구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2013년 3월 16일 이후 선출원주의 체계에서 출원된 특허가 대상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주장할 수 있는 사유가 넓다는 점입니다. 신규성·진보성뿐 아니라 특허적격성(101조), 명세서가 발명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기재요건(112조) 위반, 판매나 공연 실시에 따른 선행기술까지 모두 다툴 수 있습니다. 개시 기준도 무효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아야 한다는 수준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9개월이라는 기간입니다. 경쟁사 특허가 등록되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면 이 기회는 그대로 지나갑니다. 실제로 PGR이 많이 쓰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기한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PGR도 IPR과 같은 개시 판단 구조와 재량적 기각의 영향을 받고, 최종 결정 후 금반언 효과가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더 중요한 것은 등록 전 단계의 대응입니다. 미국에서는 경쟁사의 출원이 공개되면 일정 기간 안에 누구나 관련 선행기술을 심사관에게 제출할 수 있는 제3자 정보제공(Preissuance Submission) 제도가 있습니다. 비용이 적고 익명으로도 할 수 있어, 핵심 경쟁사 출원을 모니터링하다가 결정적인 선행기술을 찾았다면 등록 전에 넣어 두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어입니다. 등록 직후에는 PGR을, 그 이후에는 다른 수단을 검토하는 순서로 모니터링 체계를 짜 두면 좋습니다.

결정계 재심사(Ex Parte Reexamination), 다시 주목받는 대안

결정계 재심사는 IPR보다 훨씬 오래된 제도로, 누구든지 특허가 존속하는 동안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장 송달 후 1년 같은 기한 제한이 없고, 청구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익명 청구도 가능합니다. 주장할 수 있는 사유는 IPR과 마찬가지로 특허문헌과 간행물에 근거한 신규성·진보성입니다.

재심사는 청구서가 특허성에 관한 실질적인 새로운 의문(SNQ, Substantial New Question of Patentability)을 제기하면 개시됩니다. 원래 심사에서 검토되지 않았던 관점에서 특허성을 다시 따져 볼 만한 선행기술이 있다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개시 비율이 높은 편이었고, IPR과 달리 재량적 기각 구조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2025년 이후 IPR의 대안으로 청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단점도 분명합니다. 개시된 뒤에는 특허권자와 심사관 사이에서만 절차가 진행되어, 청구인은 사실상 참여할 수 없습니다. 특허권자는 이 과정에서 청구항을 보정해 범위를 좁히고 살아남을 수 있으며, 좁혀진 청구항이 여전히 우리 제품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신 IPR 같은 금반언 효과가 없어, 재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법원에서 같은 사유를 다시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연방법원 소송에서의 무효 주장

침해 소송을 당했다면 피고는 법원에서 무효 항변을 하거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경고장만 받은 단계라도, 분쟁이 구체화되었다면 먼저 법원에 비침해·무효 확인소송(Declaratory Judgment)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특허문헌과 간행물에 한정되지 않고 판매나 공연 실시, 특허적격성, 기재요건 등 모든 무효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반면 부담도 큽니다. 2011년 연방대법원 Microsoft v. i4i 판결이 확인했듯, 법원에서는 특허가 유효하다고 추정되므로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로 무효를 입증해야 합니다. 사건이 배심원 재판으로 가면 기술 내용을 일반인에게 설득해야 하고, 증거개시 절차까지 거치면 비용은 수백만 달러 단위로 늘어납니다.

그래도 법원이 특히 유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영업 방법 특허처럼 특허적격성(101조)이 약한 특허라면, 소송 초기에 소장 자체를 기각해 달라는 신청으로 본격적인 증거개시 전에 사건을 끝낼 수도 있습니다.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 금지 절차에서도 무효 항변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에서 무효 확인소송을 먼저 제기하면 그 특허에 대한 IPR 청구가 제한되므로, 절차의 순서는 반드시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상황별 미국 특허 무효화 전략과 사내 준비

무효화 수단은 하나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시점과 목적에 맞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제가 사내에서 쓰는 기본 판단 틀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황 우선 검토 수단 이유
경쟁사 출원이
공개된 단계
제3자 정보제공 비용이 적고
등록 자체를 막을 수 있음
등록 후 9개월 이내 PGR 101조·112조까지
주장 가능
분쟁 전, 강한
선행문헌 확보
결정계 재심사
(익명 청구 검토)
기한·금반언 부담 없이
조용히 진행 가능
침해 소송 진행 중 IPR과 법원 항변 병행,
개시 어려우면 재심사
소장 송달 후 1년 기한과
재량적 기각 요소 고려

어떤 수단이든 성패는 선행기술의 질에서 갈립니다. 경고장을 받은 뒤에야 조사를 시작하면 IPR 기한이나 PGR 기한을 놓치기 쉬우므로, 사업에 영향이 큰 경쟁사 특허는 평소에 목록화해 선행기술과 무효 논리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사 제품 카탈로그나 오래된 기술 자료도 중요한 선행 간행물이 될 수 있으니 보관 체계를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특허 무효화 방안 핵심 정리

미국 특허 무효화 방안은 IPR, PGR, 결정계 재심사, 연방법원 소송 네 가지로 나뉩니다. USPTO 절차는 입증 기준이 낮아 무효를 주장하는 쪽에 유리하지만 주장 사유와 기한에 제한이 있고, 법원은 모든 사유를 다툴 수 있는 대신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며 비용이 가장 큽니다.

2025~2026년에는 IPR의 개시 판단에 재량적 기각과 청장 직접 결정 구조가 도입되면서 문턱이 크게 높아졌고, 그 대안으로 기한 제한과 금반언 부담이 없는 결정계 재심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등록 후 9개월 이내라면 PGR로 특허적격성과 기재요건까지 다툴 수 있고, 등록 전이라면 제3자 정보제공이 가장 경제적인 수단입니다. 법원에서 무효 확인소송을 먼저 제기하면 IPR이 막힌다는 점처럼 절차 간 순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무효화는 분쟁이 시작된 뒤가 아니라 그 전에 준비할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지금 사업에 부담이 되는 미국 특허가 있다면, 등록일과 PGR 기한, 확보한 선행기술의 수준부터 정리해 어떤 수단이 열려 있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