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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

미국 특허 침해 소송, 공격자(특허권자)의 입장에서 본 준비 전략

미국 특허 침해 대응이라고 하면 보통 방어하는 쪽을 떠올리지만, 자사 특허를 가진 기업이라면 공격자, 즉 특허권자의 입장에서 침해를 주장하는 전략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침해 유형과 입증 방법, 소 제기 전 권리 점검, 경고장 발송 여부, 연방법원과 ITC 중 어디서 싸울지에 따라 결과와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권자의 시각에서 침해 성립 요건, 소송 전 준비, 법정 선택, 구제수단과 협상 전략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 침해, 공격자의 시각이 필요한 이유

미국 특허를 오래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질문이 바뀝니다. "우리 제품이 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을까"에서 "경쟁사 제품이 우리 특허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까"로 말입니다. 연구개발에 큰돈을 들여 받은 미국 특허가 정작 경쟁사의 모방 앞에서 아무 역할도 못 한다면, 그 특허는 비용만 드는 서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막상 권리 행사를 검토해 보면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침해를 입증할 증거를 어떻게 모을지, 우리 특허가 무효 공격을 버틸 수 있을지, 경고장을 먼저 보낼지 바로 소송을 낼지, 어느 법원에서 싸울지, 이기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까지 하나하나가 전략적 판단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공격하는 순간 상대방의 역공, 예컨대 무효심판이나 확인소송이 함께 시작된다는 점을 각오해야 합니다.

저도 경쟁사 제품에서 자사 특허 침해 정황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고장을 보내자는 사업부의 요청을 몇 주간 붙잡아 둔 적이 있습니다. 증거와 권리 상태를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경고장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준비 시간을 벌어 주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침해의 유형과 성립 요건, 소 제기 전 점검 사항, 경고장 전략, 법정 선택, 구제수단과 협상 전략을 특허권자의 시각에서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특허 침해의 유형과 성립 요건

미국 특허법 제271조(35 U.S.C. § 271)는 여러 유형의 침해를 정하고 있습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누구를 상대로 어떤 유형의 침해를 주장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제품을 직접 만드는 회사뿐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거나 사용 방법을 안내하는 회사도 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형 근거 조항 성립 요건 공격자의 입증 포인트
직접 침해 271(a) 미국 내 생산·사용·판매·
판매 제안·수입
고의 여부와 무관,
모든 구성요소 충족
유도 침해 271(b) 타인의 직접 침해를
알면서 적극적으로 유도
특허 인지,
사용 설명서·광고 등 유도 행위
기여 침해 271(c) 특허 발명에 특별히 맞춘 부품을
알면서 공급
비침해 용도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
방법 특허 제품의
수입 등
271(g) 해외에서 특허 방법으로 만든
제품의 미국 수입·판매
제조 공정 입증,
추정 규정 활용

직접 침해는 상대방이 특허를 몰랐더라도 성립하지만, 유도 침해와 기여 침해는 특허의 존재를 알았다는 사실이 필요합니다. 2011년 연방대법원 Global-Tech 판결은 일부러 모른 척한 경우도 인지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외에서 부품을 만들어 미국 고객사에 넘기는 공급망 구조라면, 직접 침해자인 고객사보다 공급사를 유도 침해로 겨냥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더 효과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문언 침해와 균등 침해, 청구항 해석이 승부를 가릅니다

침해 판단은 결국 청구항과 상대방 제품을 구성요소 단위로 대비하는 작업입니다.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상대방 제품에 그대로 있으면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입니다. 구성요소가 하나라도 빠지면 원칙적으로 침해가 아닙니다. 이를 구성요소 완비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구성요소가 문언 그대로 일치하지 않더라도 침해를 주장할 길이 있습니다.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입니다. 상대방 제품의 대응 구성이 청구항 구성과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수행해, 실질적으로 같은 결과를 낸다면 균등한 것으로 보아 침해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균등론에는 중요한 제한이 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특허성을 얻으려고 청구항을 좁히는 보정을 했다면, 포기한 범위를 나중에 균등론으로 되찾기 어렵습니다. 2002년 연방대법원 Festo 판결이 정리한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원칙입니다. 그래서 소송을 검토할 때는 우리 특허의 심사 경과부터 꼼꼼히 다시 읽어야 합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법원이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정하는 청구항 해석 절차(Markman Hearing)가 사실상 승부처가 됩니다. 용어 하나의 해석에 따라 침해 여부와 무효 여부가 동시에 바뀌기 때문입니다. 청구항을 넓게 해석하면 침해 주장은 쉬워지지만 선행기술에 걸려 무효가 될 위험도 커집니다. 공격자는 이 긴장 관계를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일관된 해석 논리를 설계해야 합니다.

소 제기 전 반드시 점검할 사항

권리 상태 점검

소송을 낼 자격, 즉 당사자 적격부터 확인합니다. 특허권자가 실제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지, 양도 등록이 USPTO에 제대로 되어 있는지, 공유자가 있다면 모두 원고로 참여할 수 있는지 봅니다. 유지료가 빠짐없이 납부되었는지, 존속기간 포기서(Terminal Disclaimer)로 묶인 특허를 따로 양도해 권리 행사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손해배상은 소 제기일로부터 6년 이전의 침해까지는 거슬러 청구할 수 없고, 제품에 특허 번호를 표시하는 특허 표시(Marking)를 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에게 실제로 통지한 날 이후의 손해만 받을 수 있습니다.

침해 증거와 청구항 대비표

미국 연방민사소송규칙은 소 제기 전에 합리적인 사전 조사를 요구합니다. 상대방 제품을 구입해 분해하거나 기술 문서를 분석해, 청구항의 구성요소마다 대응하는 근거를 적은 청구항 대비표(Claim Chart)를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근거 없이 소송을 내면 제재나 상대방 변호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효 역공 대비

소송을 내면 상대방은 거의 예외 없이 무효를 주장합니다. 우리 특허에 대한 선행기술을 직접 조사해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여러 청구항 중 가장 견고한 청구항을 주력으로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경고장을 먼저 보낼 것인가, 바로 소송할 것인가

사업부에서는 대개 "일단 경고장부터 보내자"고 합니다. 소송보다 비용이 적고 협상으로 풀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고장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특허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 손해배상 기산점을 만들어 주고, 상대방이 특허를 알았다는 기록을 남겨 이후 고의침해와 유도 침해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그러나 공격자 입장에서 위험도 큽니다. 경고장의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상대방은 분쟁이 현실화되었다고 보고 먼저 비침해·무효 확인소송(Declaratory Judgment)을 자신에게 유리한 법원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연방대법원 MedImmune 판결 이후 이런 확인소송의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그러면 공격자는 원하는 법원을 고를 기회를 잃습니다. 또 경고장은 상대방에게 무효 자료를 모으고, 설계를 변경하고, 비침해 의견서를 받아 둘 시간을 줍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상대방과의 관계와 목표에 따라 접근을 나눕니다. 라이선스 수익이 목표이고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특허 목록과 협의 제안 위주의 부드러운 통지로 시작합니다. 시장에서 모방 제품을 빨리 걷어 내는 것이 목표라면 소장을 먼저 제출한 뒤 협상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경고장 문구는 소송 기록에 그대로 남는다는 전제로 변호사와 함께 작성해야 합니다.

연방법원과 ITC, 어디서 싸울 것인가

미국에서 특허권자가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 무대는 크게 둘입니다.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연방지방법원과, 침해 제품의 수입 자체를 막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337조 조사입니다. 두 절차는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구분 연방지방법원 ITC 337조 조사
주된 구제수단 손해배상, 금지명령 수입 배제명령,
판매 중지명령
소요 기간 법원에 따라
2~3년 이상
대체로 1년 반 안팎으로
빠른 편
특유의 요건 관할과 재판지 요건 미국 내 산업 요건
(국내 투자·생산 등)

연방법원을 택할 때는 재판지(Venue)가 중요합니다. 2017년 연방대법원 TC Heartland 판결 이후 미국 회사를 상대로는 설립 주나 고정 사업장이 있는 곳에서만 특허 소송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외국 회사는 어느 지방법원에서든 제소할 수 있어, 공격자가 특허 사건 경험이 많은 법원을 고를 여지가 큽니다. ITC는 손해배상을 줄 수 없지만, 수입 제품 비중이 큰 경쟁사에는 시장 퇴출이라는 강한 압박이 됩니다. 다만 특허권자가 미국 내에서 그 특허와 관련된 상당한 투자나 활동을 하고 있다는 국내 산업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한국 본사 중심으로 사업하는 기업은 이 부분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구제수단과 협상 전략,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소송의 목표는 결국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미국 특허법 제284조에 따른 손해배상은 특허권자가 잃은 판매 이익인 일실이익이나, 침해자가 정당하게 라이선스를 받았다면 냈을 합리적 실시료로 산정합니다. 상대방이 특허를 알면서 침해한 고의침해가 인정되면 법원은 배상액을 최대 3배까지 늘릴 수 있고, 사건이 예외적으로 악의적이라면 변호사 비용까지 상대방에게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금지명령은 생각보다 받기 어렵습니다. 2006년 연방대법원 eBay 판결 이후 법원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 금전 배상의 불충분성, 당사자 간 형평, 공익의 네 요소를 따져 금지명령을 내립니다. 직접 경쟁 제품을 팔고 있는 특허권자는 비교적 유리하지만, 라이선스 사업만 하는 특허권자는 금지명령을 받기 어렵습니다. 시장에서 침해 제품을 빼는 것이 목표라면 ITC를 함께 검토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환경도 고려해야 합니다. 2025년부터 USPTO가 무효심판(IPR) 개시 판단에 재량적 기각을 폭넓게 적용하고 청장이 개시 여부를 직접 결정하면서, 피고가 특허청에서 우리 특허를 무효로 만들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습니다. 공격자에게는 협상력이 커진 환경이지만 운영 방식이 계속 바뀌고 있어 최신 동향을 살펴야 합니다. 실제 분쟁의 대부분은 판결이 아니라 라이선스나 크로스 라이선스 합의로 끝나므로, 소송은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목표 실시료와 합의 조건을 처음부터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미국 특허 침해 공격 전략 핵심 정리

특허권자가 미국 특허 침해를 주장하려면 먼저 직접 침해, 유도 침해, 기여 침해 가운데 누구를 상대로 어떤 침해를 주장할지 정하고,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를 상대방 제품에 대응시키는 청구항 대비표를 갖춰야 합니다. 문언 침해가 어렵다면 균등론을 검토할 수 있지만, 심사 과정에서 좁힌 범위는 출원경과 금반언으로 되찾기 어렵습니다.

소 제기 전에는 권리 귀속과 유지료, 특허 표시, 6년 손해배상 제한을 점검하고, 무효 역공에 대비해 주력 청구항을 정해 두어야 합니다. 경고장은 손해배상 기산점과 고의침해의 근거를 만들지만 상대방에게 확인소송과 준비 시간을 줄 수 있으므로 목표에 따라 신중히 판단합니다. 손해배상이 목표라면 연방법원을, 수입 차단이 목표라면 국내 산업 요건을 확인한 뒤 ITC를 검토합니다.

특허 공격은 소장을 쓰는 날이 아니라 특허를 출원하고 관리하는 날부터 준비되는 것입니다. 경쟁사 제품에서 자사 특허 침해 정황이 보인다면, 경고장을 보내기 전에 권리 상태와 침해 증거, 우리 특허의 무효 위험부터 정리해 공격 시나리오를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