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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

미국 특허 제한요구(Restriction Requirement) 대응 방법

미국 특허 심사에서 첫 통지로 제한요구(Restriction Requirement)를 받으면, 여러 발명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어떤 발명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응답하느냐에 따라 등록 범위와 후속 출원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 제한요구의 개념과 유형, 2개월 응답 기한과 이의 유보 선택 방법, 비선택 발명을 살리는 재결합과 분할출원 전략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 제한요구, 첫 통지부터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국 출원을 기초로 미국에 들어가면 첫 번째 심사 통지가 거절이유가 아니라 제한요구(Restriction Requirement)로 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처음 받아 보는 담당자는 "선행기술 이야기는 없고 청구항을 묶음별로 나눠 놓기만 했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묻곤 합니다. 한국에서는 하나의 출원에 물건 청구항과 제조방법 청구항을 함께 넣어도 대부분 그대로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의 이런 통지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제한요구는 간단히 말해 심사관이 "이 출원에는 서로 다른 발명이 여러 개 섞여 있으니 그중 하나만 골라 달라"고 요구하는 통지입니다. 거절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출원에서 심사받을 범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대응 방식이 곧 권리 범위를 좌우합니다.

제 경험상 제한요구를 가볍게 처리하면 두 가지 후회가 남습니다. 하나는 사업적으로 덜 중요한 발명을 골라 정작 핵심 기술은 몇 년 뒤 분할출원으로 다시 다뤄야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비선택 발명을 잊고 있다가 모출원이 등록되면서 분할출원 기회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아래에서 제한요구의 개념부터 유형, 응답 방법, 발명 선택 기준, 비선택 발명의 처리까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제한요구의 개념과 법적 근거, 한국 단일성 요건과의 차이

제한요구의 근거는 미국 특허법 제121조와 연방규정 37 CFR 1.141~1.146입니다. 심사관은 하나의 출원에 둘 이상의 독립적이거나 구별되는(independent or distinct) 발명이 청구되어 있을 때 출원인에게 하나만 선택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명이 구별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모두 함께 심사하면 심사관에게 상당한 검색 부담이 생긴다는 점도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기술 분류에 속하거나, 검색해야 할 선행기술 분야가 다르다는 사정이 대표적인 근거입니다.

한국 특허법에도 발명의 단일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의 출원에는 하나의 발명, 또는 하나의 총괄적 발명 개념을 이루는 발명군만 담을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한국 심사 실무에서는 물건과 그 제조방법처럼 기술적으로 연결된 발명은 대체로 단일성이 인정됩니다. 반면 미국 제한요구는 검색 부담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문제 되지 않던 청구항 구성도 미국에서는 여러 그룹으로 쪼개지는 일이 흔합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PCT 국제출원을 거쳐 미국 국내단계로 진입한 출원은 미국식 제한요구 기준이 아니라 PCT의 단일성(Unity of Invention)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여러 발명이 공통의 특별한 기술적 특징을 공유하면 하나의 출원으로 심사받을 수 있다는 기준이어서, 직접 출원보다 쪼개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PCT 진입 건도 단일성 위반을 이유로 선택을 요구받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제한요구의 유형: 발명 간 제한요구와 종 선택요구

제한요구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옵니다. 하나는 서로 다른 발명 그룹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는 발명 간 제한요구이고, 다른 하나는 상위 개념 청구항 아래 여러 실시 형태가 있을 때 그중 하나를 고르라는 종 선택요구(Election of Species)입니다. 두 가지가 한 통지에 함께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형 내용 흔한 예시
발명 간 제한요구 청구항을 여러 발명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만 선택하도록 요구
물건과 제조방법,
장치와 사용방법,
전체 시스템과 부품
종 선택요구 상위 개념 아래 여러 실시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
화합물 치환기 종류,
도면별 실시예,
소재의 구체적 조성
전화 제한요구 심사관이 대리인에게 전화로 요구하고
구두로 선택을 받는 방식
청구항 수가 적고
그룹 구분이 명확한 경우

종 선택요구는 발명 간 제한요구보다 부담이 덜합니다. 선택한 종을 기준으로 심사가 진행되다가 상위 개념 청구항이 등록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선택하지 않은 다른 종도 다시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화 제한요구의 경우에는 대리인이 구두로 선택을 하더라도, 다음 응답서에서 그 선택을 서면으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사내에서는 대리인이 전화로 선택하기 전에 어떤 그룹을 고를지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한요구 응답 기한과 응답 방법, 이의 유보 선택이란

서면 제한요구에 대한 응답 기한은 통지일로부터 2개월입니다. 실체 거절에 대한 3개월보다 짧다는 점을 놓치기 쉬우므로 기한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연장 수수료를 내면 기한을 늘릴 수 있으며, 법정 최대 기간은 6개월입니다.

응답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의 발명 그룹이나 종을 선택(Election)하는 것, 그리고 선택한 범위에 해당하는 청구항 번호를 명시하는 것입니다. 제한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선택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고, 선택을 빠뜨린 응답은 적법한 응답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응답 방식 내용 유의점
이의 없는 선택
(Without Traverse)
제한요구를 받아들이고
하나를 선택
이후 제한요구의 부당성을
다툴 수 없음
이의 유보 선택
(With Traverse)
하나를 선택하면서
제한요구의 오류를 구체적으로 지적
이유 없이 '이의 유보'만 적으면
이의 없는 선택으로 취급

이의 유보 선택은 선택은 하되, 심사관의 그룹 구분이나 검색 부담 판단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방식입니다. 심사관이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한요구를 최종(Final)으로 확정하는데, 이때 이의를 제기해 두었어야만 나중에 청원으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그룹 간 기술적 연관성이 분명하고 같은 선행기술 분야에서 검색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이의를 제기하며, 근거가 약하면 이의 없이 선택하는 편이 심사 진행을 빠르게 합니다.

어떤 발명을 선택할까, 기업 IP 담당자의 선택 기준

제한요구 대응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결국 어느 그룹을 먼저 심사받을지입니다. 저는 사업부와 대리인 의견을 모아 다음 네 가지를 순서대로 따져 봅니다.

첫째, 사업적 중요도입니다. 자사 제품에 직접 적용되거나 경쟁사 견제에 핵심이 되는 발명을 우선합니다. 비선택 발명은 분할출원으로 나중에 진행할 수 있지만, 등록 시점이 몇 년씩 늦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둘째, 침해 입증의 용이성입니다. 물건 청구항과 방법 청구항이 나뉘었다면,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제품을 사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물건 청구항이 권리 행사에 유리합니다. 공장 안에서만 실시되는 제조방법은 침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등록 가능성입니다. 선행기술 조사 결과나 한국·유럽 대응 출원의 심사 경과를 참고해, 신규성과 진보성 측면에서 다툼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그룹을 먼저 선택하면 빠른 등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넷째, 재결합 가능성입니다. 물건 청구항을 선택하고 그 물건의 제조방법이나 사용방법 청구항을 철회 상태로 남겨 두면, 물건 청구항이 등록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방법 청구항을 다시 심사 대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 방향, 즉 방법을 선택하고 물건을 되살리는 것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둘 중 고민된다면 물건 쪽을 선택하는 편이 재결합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비선택 발명의 처리: 재결합과 분할출원 전략

선택하지 않은 그룹의 청구항은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철회(Withdrawn) 상태로 출원에 남습니다. 이 청구항들을 살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재결합(Rejoinder)

재결합이란 선택한 물건 청구항이 등록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그 물건의 모든 구성을 포함하는 방법 청구항을 다시 심사 대상으로 되돌리는 절차입니다. 재결합을 노린다면 철회된 방법 청구항이 선택한 물건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빠짐없이 포함하도록, 필요하면 보정 과정에서 함께 맞춰 두어야 합니다. 등록 직전에 철회 청구항을 정리하지 않고 두면 심사관이 허여 시점에 직권으로 삭제할 수 있으므로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분할출원(Divisional Application)

재결합이 어려운 그룹은 분할출원으로 따로 진행합니다. 분할출원은 모출원의 출원일을 그대로 인정받지만, 반드시 모출원이 등록되거나 포기되기 전에 제출해야 합니다. 큰 장점은 미국 특허법 제121조의 이른바 안전항(Safe Harbor) 조항입니다. 심사관의 제한요구에 따라 나눈 분할출원에는 모출원을 근거로 한 이중특허 거절을 할 수 없어, 존속기간 포기서(Terminal Disclaimer) 없이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분할출원의 청구항이 제한요구에서 구분된 그룹의 경계를 넘어서면 이 보호를 잃을 수 있습니다. 비용은 일반 출원과 같은 출원·조사·심사료(대규모 엔티티 기준 2,000달러)가 들고, 최초 미국 출원일로부터 6년이 지나 제출하면 추가 수수료가 붙습니다.

제한요구 대응 전 확인할 실무 체크포인트

제한요구는 통지 하나로 끝나지 않고 출원 전 청구항 설계부터 등록 후 패밀리 관리까지 영향을 줍니다. 제가 사내에서 점검하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점 점검 항목 실무 포인트
출원 전 청구항 그룹 구성 핵심 발명을 독립항 앞쪽에 배치,
불필요한 그룹 정리
통지 수령 직후 2개월 응답 기한 등록 실체 거절보다 짧은 기한에
유의
응답 시 선택 그룹과 이의 여부 결정 재결합 가능성을 고려해
물건 청구항 우선 검토
허여 통지 시 분할출원 필요 여부 확정 모출원 등록 전에
반드시 제출

참고로 제한요구는 실체 판단은 아니지만, 심사 지연에 따른 존속기간 조정(PTA) 계산에서는 USPTO의 첫 통지로 인정됩니다. 출원일로부터 14개월 안에 제한요구가 나오면 그 시점까지는 심사 지연 보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2026년 7월 20일부터 미국 밖에 주소를 둔 출원인은 대부분의 서류를 USPTO 등록 대리인의 서명을 받아 제출해야 하므로, 개인 발명자 명의 출원이라면 제한요구 응답서도 미국 등록 대리인을 거쳐야 효력이 인정됩니다.

미국 특허 제한요구 대응 방법 핵심 정리

미국 특허 제한요구는 하나의 출원에 구별되는 여러 발명이 섞여 있고 함께 심사하면 검색 부담이 클 때, 심사관이 하나의 발명만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통지입니다. 발명 간 제한요구와 종 선택요구로 나뉘며, 응답 기한은 통지일로부터 2개월로 실체 거절보다 짧습니다. 응답에서는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제한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이유를 붙여 이의를 유보해야 나중에 다툴 수 있습니다.

어떤 발명을 선택할지는 사업적 중요도, 침해 입증의 용이성, 등록 가능성, 재결합 가능성을 함께 따져 정합니다. 비선택 발명은 재결합으로 되살리거나 모출원이 등록되기 전에 분할출원으로 진행해야 하며, 분할출원은 안전항 조항 덕분에 이중특허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제한요구는 단순한 절차 통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특허 포트폴리오의 모양을 결정하는 첫 갈림길입니다. 지금 제한요구를 받은 사건이 있다면 응답 기한부터 확인하고, 선택하지 않을 그룹을 어떻게 살릴지까지 함께 계획을 세워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