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 심사관 인터뷰(Examiner Interview)는 서면 의견서만 주고받을 때보다 쟁점을 훨씬 빠르게 좁힐 수 있는 실무 도구이며, 별도 관납료 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사 단계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다르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출원 경과 기록으로 남아 나중에 권리 범위를 좁힐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 심사관 인터뷰의 형태와 단계별 신청 가능 여부, 신청 절차, 준비와 진행 요령, 인터뷰 이후 처리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 심사관 인터뷰, 서면 공방보다 빠른 길
미국 출원을 진행하다 보면 의견서를 아무리 정성껏 써도 심사관이 같은 논리로 거절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모른 채 서면만 오가니, 거절이유통지 한 번에 몇 달씩 흘러갑니다. 이럴 때 제가 가장 먼저 대리인에게 요청하는 것이 심사관 인터뷰(Examiner Interview)입니다.
심사관 인터뷰는 출원인 측 대리인이 담당 심사관과 직접 대화하며 거절 이유와 보정 방향을 논의하는 절차입니다. 30분 남짓한 통화로 심사관이 실제로 문제 삼는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어떤 보정이면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관리한 사건 중에도 두세 번의 서면 공방으로 풀리지 않던 거절이 인터뷰 한 번으로 정리되어 다음 통지가 곧바로 허여 통지로 나온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인터뷰가 만능은 아닙니다. 준비 없이 들어가면 심사관의 입장만 확인하고 끝나거나, 무심코 한 설명이 기록에 남아 등록 후 권리 범위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가 생기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인터뷰의 형태와 단계별 허용 범위, 신청 절차, 준비와 진행 요령, 인터뷰 이후 처리, 그리고 기업 IP 담당자로서의 활용 기준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심사관 인터뷰의 개념과 진행 형태
심사관 인터뷰의 근거는 연방규정 37 CFR 1.133과 미국 심사기준서(MPEP) 713절입니다. 출원인 측이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사관이 먼저 연락해 보정 방향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USPTO에 내는 별도 수수료는 없고, 비용은 대리인의 준비와 참석 시간에 따른 수임료가 전부입니다.
한국에도 심사관 면담 제도가 있지만, 미국에서는 인터뷰가 훨씬 일상적으로 쓰입니다. 미국 심사관은 출원 건마다 처리 시간이 정해져 있어, 쟁점이 빨리 정리되는 인터뷰를 오히려 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 형태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형태 | 특징 | 적합한 상황 |
|---|---|---|
| 전화 인터뷰 | 가장 흔한 방식, 일정 조율이 쉬움 |
쟁점이 한두 가지로 명확한 경우 |
| 화상 인터뷰 | 화면 공유로 도면·자료를 함께 보며 논의 |
구조나 동작 원리를 시각적으로 설명해야 할 때 |
| 대면 인터뷰 | USPTO 본청이나 지역 사무소에서 진행 |
시제품 시연 등 실물 설명이 필요할 때 |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화상 인터뷰의 활용도가 가장 높습니다. 시차만 맞추면 국내 발명자가 직접 참석해 기술을 설명할 수 있고, 시제품 영상이나 단면도를 화면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사 단계별 인터뷰 가능 여부와 타이밍
인터뷰는 언제든 요청할 수 있지만, 심사 단계에 따라 심사관이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릅니다. 가장 효과적인 시점을 고르는 것이 활용의 첫걸음입니다.
| 심사 단계 | 허용 정도 | 실무 포인트 |
|---|---|---|
| 첫 심사 통지 전 | 원칙적으로 제한적 | 계속출원처럼 심사관이 이미 기술을 아는 경우 예외적 허용 |
| 비최종 거절 이후 | 대부분 허용 | 가장 효과적인 시점, 응답서 제출 전에 진행 |
| 최종 거절 이후 | 심사관 재량 | 등록 가능성이 보이는 구체적 보정안 제시 필요 |
| 항소·허여 통지 이후 | 매우 제한적 | 경미한 정리 사항 위주 |
가장 권하는 타이밍은 첫 비최종 거절이유통지를 받은 직후, 응답서를 쓰기 전입니다. 심사관의 생각을 먼저 듣고 의견서를 쓰면 같은 3개월이라도 훨씬 정확한 응답을 낼 수 있습니다. 최종 거절 이후에는 예전처럼 심사관에게 추가 검토 시간을 주던 AFCP 2.0 제도가 2024년 12월 14일 종료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인터뷰가 최종 거절 단계의 거의 유일한 비공식 소통 창구가 되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막연한 설명보다 "이 보정이면 등록 가능하겠습니까"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해야 심사관이 시간을 내 줍니다.
심사관 인터뷰 신청 절차
인터뷰 신청은 USPTO의 온라인 인터뷰 요청 도구(AIIR, Automated Interview Request)나 출원인 인터뷰 요청서(PTOL-413A)를 통해 합니다. 신청서에는 희망 일시와 형태, 참석자, 그리고 논의할 안건을 적습니다. 심사관은 보통 신청 후 1~2주 안에 연락해 일정을 확정하므로, 응답 기한을 고려해 여유 있게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과 함께 보내는 안건(Agenda)이 인터뷰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다툴 거절 이유, 선행기술과의 차이점, 검토를 원하는 보정 청구항 초안을 미리 보내 두면 심사관이 준비된 상태로 들어옵니다. 안건 없이 "논의하고 싶다"고만 적으면 심사관이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거나, 아무 결론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자료를 이메일로 주고받으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USPTO는 출원 내용에 관한 이메일 소통을 기본적으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출원인이 인터넷 통신 승인서(PTO/SB/439)를 미리 제출해 두어야 심사관이 이메일로 보정안을 받거나 회신할 수 있습니다. 화상 인터뷰 전에 도면 자료를 보내야 한다면 이 승인서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석자 구성도 중요합니다. 인터뷰는 미국 등록 대리인이 진행하고, 필요하면 발명자나 사내 IP 담당자가 함께 참석합니다. 특히 2026년 7월 20일부터는 미국 밖에 주소를 둔 출원인의 사건에서 USPTO 등록 대리인이 반드시 인터뷰에 참석해야 하므로, 개인 발명자가 단독으로 심사관과 통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준비와 진행 요령
들어가기 전에 정할 것
저는 인터뷰 전에 대리인과 "이번 인터뷰에서 얻고 싶은 결론 하나"를 먼저 합의합니다. 거절 근거가 된 인용문헌의 특정 구성을 심사관이 어떻게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일 수도 있고, 보정안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등록 가능성이 높은지 묻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목표가 흐려지면 30분이 설명으로만 채워집니다. 동시에 회사가 양보할 수 있는 청구항 범위의 하한선도 미리 정해 두어야, 심사관이 즉석에서 축소 보정을 제안할 때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진행 중에 지킬 것
인터뷰는 설득보다 경청이 우선입니다. 심사관의 거절 논리를 끝까지 듣고, 오해가 있는 부분만 짚어 바로잡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발명자가 참석한다면 기술 설명은 발명자가, 청구항 해석과 법적 논점은 대리인이 맡도록 역할을 나눕니다. 대화 말미에는 반드시 "그렇다면 어떤 보정이면 거절이 해소되겠습니까"라고 물어 다음 행동을 구체화합니다.
피해야 할 발언
"이 구성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우리 발명은 이 실시예에만 해당한다"처럼 청구항 범위를 스스로 낮추는 표현은 삼가야 합니다. 인터뷰 내용은 요약되어 기록에 남고, 등록 후 소송에서 상대방이 권리 범위를 좁히는 근거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후 처리, 기록이 남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터뷰가 끝나면 심사관은 인터뷰 요약서(Interview Summary, PTOL-413)를 작성해 출원 기록에 올립니다. 여기에는 논의한 청구항, 인용문헌, 합의 여부가 짧게 적힙니다. 출원인도 인터뷰의 실질적 내용을 기록에 남겨야 할 의무가 있으며, 통상 다음 응답서에 인터뷰 요지를 별도 항목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행합니다. 심사관 요약서가 충분히 정확하다면 그 내용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간단히 적어도 됩니다.
이 단계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심사관 요약서 검토입니다. 심사관이 인터뷰 내용을 부정확하게 요약하거나, 출원인이 실제로 하지 않은 양보를 한 것처럼 적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그대로 남으면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출원경과 금반언이란 심사 과정에서 출원인이 보정하거나 주장한 내용과 모순되는 방향으로, 나중에 권리 범위를 넓게 주장할 수 없게 하는 원칙입니다. 요약서에 오류가 있으면 응답서에서 바로잡아 기록을 정정해 두어야 합니다.
인터뷰에서 등록 가능한 보정 방향에 합의했다면 응답서는 그 합의를 충실히 반영해 최대한 빨리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 심사관이 인터뷰 직후 심사관 보정(Examiner's Amendment)으로 직접 청구항을 고치고 허여 통지를 내기도 하는데, 이때는 사내에서 확정한 보정 범위인지 반드시 확인한 뒤 동의해야 합니다.
기업 IP 담당자의 심사관 인터뷰 활용 전략
제가 사내에서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경우는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거절 이유가 모호하거나 심사관이 인용문헌을 잘못 읽은 것으로 보일 때입니다. 서면으로 반박하면 다음 통지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인터뷰에서는 그 자리에서 오해를 풀 수 있습니다. 둘째, 계속심사청구(RCE)를 앞두고 있을 때입니다. RCE는 닫힌 심사를 수수료를 내고 다시 여는 절차인데, 대규모 엔티티 기준 첫 회만 1,500달러가 듭니다. 그 전에 인터뷰로 보정 방향을 확인하면 RCE를 반복할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셋째, 소프트웨어나 진단 방법처럼 특허 적격성이 쟁점인 사건입니다. 기술적 개선 효과를 말로 풀어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심사관의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거절 이유가 명확한 선행기술 하나로 정리되어 있고 보정 방향도 분명하다면, 인터뷰 없이 바로 응답서를 내는 편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낫습니다. 모든 건에 기계적으로 인터뷰를 넣으면 대리인 비용만 늘어납니다.
사내 운영 측면에서는 인터뷰 결과를 사건별 메모로 남겨 두는 습관을 권합니다. 같은 심사관이 패밀리 출원을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전 인터뷰에서 심사관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았는지가 후속 출원 전략에 그대로 도움이 됩니다.
미국 특허 심사관 인터뷰 활용법 핵심 정리
미국 특허 심사관 인터뷰는 관납료 없이 담당 심사관과 직접 쟁점을 정리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전화, 화상, 대면 방식이 있으며, 한국 기업에게는 발명자가 함께 참석할 수 있는 화상 인터뷰가 특히 유용합니다. 비최종 거절 직후가 가장 효과적인 시점이고, AFCP 2.0이 종료된 지금은 최종 거절 이후의 거의 유일한 비공식 소통 창구이기도 합니다.
신청할 때는 구체적인 안건과 보정안 초안을 함께 보내고, 이메일로 자료를 주고받으려면 인터넷 통신 승인서를 미리 제출해야 합니다. 2026년 7월 20일부터 외국 주소지 출원인의 사건에서는 USPTO 등록 대리인이 반드시 참석해야 합니다. 인터뷰 중에는 청구항 범위를 스스로 낮추는 발언을 피하고,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심사관 요약서를 꼼꼼히 확인해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터뷰는 잘 쓰면 RCE 한 번을 아끼고, 잘못 쓰면 권리 범위를 스스로 좁히는 도구입니다. 지금 거절이유통지를 받은 미국 사건이 있다면, 응답서를 쓰기 전에 심사관에게 확인하고 싶은 질문 하나를 정리해 대리인과 인터뷰 가능성부터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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