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법 101조는 어떤 발명이 애초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인지를 정하는 조항으로, 소프트웨어·AI·진단 방법 발명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거절 사유입니다. 대법원의 Alice 판결 이후 형성된 2단계 판단 기준과 USPTO의 심사 절차를 이해해야 거절을 피하거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특허법 101조의 조문 구조와 사법적 예외, 단계별 판단 기준, 2025~2026년 USPTO 정책 변화, 거절 대응과 명세서 작성 전략까지 기업 IP 실무자의 시각에서 정리합니다.
미국 특허법 101조, 신규성보다 먼저 넘어야 할 관문
미국 출원 거절이유통지를 받아 보면 선행기술을 근거로 한 신규성·진보성 거절 외에 유독 까다로운 거절이 하나 있습니다. "청구된 발명은 추상적 아이디어에 해당하므로 35 U.S.C. §101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거절입니다. 선행기술이 하나도 인용되지 않았는데도 거절된다는 점에서, 처음 받아 보는 연구자들은 대개 당혹스러워합니다.
101조 거절은 발명이 새롭거나 진보했는지를 따지기 전에, 애초에 특허 제도가 보호하는 대상인지를 묻습니다. 그래서 흔히 '특허 적격성(Patent Eligibility)' 문제라고 부릅니다. 데이터 처리, 금융·영업 방법, 인공지능 모델, 진단 방법처럼 한국에서는 무난히 등록되는 기술이 미국에서는 이 관문에서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USPTO의 정책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USPTO가 인공지능 발명에 우호적인 판단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같은 청구항이라도 몇 년 전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아래에서는 101조의 조문과 판단 기준을 먼저 정리하고, 문제가 되는 기술 분야, 최근 USPTO 동향, 거절 대응과 출원 단계의 대비책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특허법 101조의 조문과 법정 발명 카테고리
미국 특허법 제101조는 짧은 조문입니다. 새롭고 유용한 방법(Process), 기계(Machine), 제조물(Manufacture), 조성물(Composition of Matter), 또는 이들의 새롭고 유용한 개량을 발명하거나 발견한 사람은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네 가지를 '법정 카테고리(Statutory Category)'라고 부릅니다.
| 법정 카테고리 | 의미 | 예시 |
|---|---|---|
| 방법(Process) | 일련의 행위나 단계 | 제조 방법, 데이터 처리 방법, 모델 학습 방법 |
| 기계(Machine) | 부품으로 이루어진 구체적 장치 |
반도체 장비, 서버 시스템 |
| 제조물(Manufacture) | 사람이 만든 물품 | 프로그램이 저장된 저장매체, 부품 |
| 조성물 (Composition of Matter) |
물질의 조합이나 화학적 구성 |
신규 화합물, 배터리 소재, 의약 조성물 |
대부분의 발명은 이 네 가지 중 하나에 무난히 들어갑니다. 신호 자체나 인간 그 자체처럼 어느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않는 대상만 이 단계에서 걸러집니다. 101조에는 발명이 실제로 작동하고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유용성(Utility) 요건도 함께 들어 있지만, 실무에서 문제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진짜 쟁점은 조문에 없는 부분에서 생깁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자연법칙, 자연현상, 추상적 아이디어는 법정 카테고리에 속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이를 사법적 예외(Judicial Exception)라고 부르며, 101조 거절의 대부분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한국 특허법이 발명을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정의해 비슷한 대상을 걸러내는 것과 취지는 같지만, 미국은 판례로 형성된 기준이라 판단이 훨씬 유동적입니다.
사법적 예외와 Alice 2단계 판단 기준
현재 101조 판단의 뼈대는 2012년 Mayo 판결과 2014년 Alice Corp. v. CLS Bank 판결이 세운 2단계 테스트입니다. 먼저 청구항이 사법적 예외에 '향해 있는지(directed to)'를 보고, 그렇다면 예외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무엇(something more)', 즉 발명적 개념(Inventive Concept)이 있는지를 따집니다. USPTO는 이 테스트를 심사 절차로 옮겨 아래와 같은 단계로 판단합니다.
| USPTO 심사 단계 | 판단 질문 | 통과 포인트 |
|---|---|---|
| Step 1 | 네 가지 법정 카테고리 중 하나에 속하는가 |
대부분 통과 |
| Step 2A 1단계 | 청구항이 사법적 예외를 기재(recite)하고 있는가 |
예외를 단지 바탕으로 한 것이면 기재한 것으로 보지 않음 |
| Step 2A 2단계 | 예외가 실질적 응용 (Practical Application)에 통합되었는가 |
컴퓨터 기능이나 기술 분야의 구체적 개선이 드러나면 통과 |
| Step 2B | 추가 구성이 예외를 상당히 넘어서는가 |
흔하고 관용적인 구성만으로는 부족함 |
추상적 아이디어는 USPTO 기준상 세 묶음으로 나뉩니다. 수식이나 계산 같은 수학적 개념, 거래·계약·광고처럼 사람의 활동을 조직하는 방법, 관찰·평가·판단처럼 머릿속에서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 과정입니다. 실무에서는 Step 2A 2단계, 즉 실질적 응용 단계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101조 거절이 자주 나오는 기술 분야
101조 거절은 특정 분야에 몰려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웨어와 영업 방법(BM) 발명입니다. Alice 사건 자체가 제3자를 통해 결제 위험을 줄이는 금융 거래 방법을 컴퓨터로 구현한 발명이었고, 대법원은 이를 오래된 경제 관행을 범용 컴퓨터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이후 데이터를 수집·분석·표시하는 수준에 그치는 청구항은 대체로 같은 논리로 거절되었습니다.
반면 2016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Enfish 판결은 방향을 잡아 주었습니다. 자기 참조형 데이터베이스 구조처럼 컴퓨터 자체의 작동 방식을 개선하는 발명은 추상적 아이디어에 '향해 있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라도 기술적 개선이 청구항과 명세서에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적격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준이 이때 확립되었습니다.
인공지능 발명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논쟁이 컸던 분야입니다. 모델 학습이나 추론을 수학적 계산이나 정신적 과정으로 보아 거절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입니다. 진단 방법과 바이오 발명도 위험 분야입니다. 혈중 대사물질 농도와 약물 용량의 상관관계를 이용한 Mayo 사건은 자연법칙으로, 자연 상태의 DNA 서열을 청구한 2013년 Myriad 사건은 자연물로 판단되어 적격성이 부정되었습니다. 다만 Myriad 판결에서도 인위적으로 합성한 cDNA는 적격성을 인정받아, 사람의 손이 더해진 구조적 차이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2025~2026년 USPTO의 101조 정책 변화
2025년 하반기부터 USPTO의 101조 심사 기조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실무에 직접 영향을 준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2025년 8월 심사관 지침
USPTO는 2025년 8월 4일 심사관들에게 101조 거절을 신중하게 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핵심은 청구항이 사법적 예외를 단지 바탕으로 하거나 관련된 것만으로는 예외를 '기재'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사람이 머릿속으로 실제 수행할 수 없는 단계까지 정신적 과정으로 묶지 말라는 점입니다.
Ex parte Desjardins 결정과 심사기준서 반영
USPTO 항소심사패널은 머신러닝 모델이 새 과제를 학습하면서 이전 과제의 성능을 잃는 문제를 줄이는 학습 방법에 대해 101조 거절을 취소했고, 이 결정은 2025년 11월 4일 선례(Precedential)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심사기준서(MPEP)에 반영되어, 심사관은 AI 발명을 판단할 때 이 결정과 Enfish 판결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허 적격성 선언서(SMED) 활용 강조
USPTO는 2025년 12월과 2026년 4월, 그리고 2026년 9월에 걸쳐 특허 적격성 선언서(SMED, Subject Matter Eligibility Declaration) 활용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발명자나 전문가가 기술적 개선 효과를 객관적 근거와 함께 진술하는 선언서로, 101조 판단을 사실 기록에 기반해 하도록 돕는 수단입니다.
101조 거절을 받았을 때의 대응 전략
101조 거절을 받으면 저는 먼저 심사관이 어느 단계에서 막았는지를 확인합니다. Step 2A 1단계에서 청구항 전체를 추상적 아이디어로 뭉뚱그렸다면 청구항 요소를 하나씩 짚어 그렇지 않음을 다투고, 2단계에서 막혔다면 실질적 응용을 보여 주는 쪽에 힘을 싣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논리는 기술적 개선입니다. 발명이 처리 속도, 메모리 사용량, 정확도, 통신 효율처럼 컴퓨터나 기술 분야의 기능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개선하는지, 그 개선이 명세서 어디에 적혀 있는지를 짚어 주어야 합니다. 이때 Desjardins 결정과 Enfish 판결을 직접 인용하면 현재 USPTO 기준에서 설득력이 높습니다.
청구항 보정도 함께 검토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한다"처럼 결과만 적힌 단계를, 어떤 구조로 어떤 연산을 거쳐 어떤 기술적 결과를 내는지 구체화하는 방향입니다. 다만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지지 않도록 사업상 필요한 하한선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주장만으로 부족하다면 앞서 설명한 SMED를 제출해 개선 효과를 실험 데이터나 업계 기술 수준과 비교해 입증합니다. 쟁점이 복잡하다면 응답서 제출 전에 심사관 인터뷰로 어떤 보정이면 거절이 해소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2026년 7월 20일부터는 미국 밖에 주소를 둔 출원인의 응답서와 선언서에 USPTO 등록 대리인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일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출원 단계부터 101조에 대비하는 명세서 작성법
101조 문제는 거절을 받은 뒤보다 명세서를 쓸 때 대비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등록 후 소송에서 청구항이 공격받으면 명세서에 적힌 내용 안에서만 방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명세서에 기존 기술의 기술적 한계와 발명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한국 명세서는 효과를 '정확도가 향상된다' 정도로 짧게 적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출원용으로는 어떤 구조 때문에 어떤 자원이 얼마나 절약되는지까지 풀어 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청구항에는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내는 구체적인 기술적 수단을 담아야 합니다. 셋째, 범용 컴퓨터 위에서 돌아가는 일반적 처리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드웨어와의 상호작용이나 데이터 구조의 특징을 함께 기재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꼭 기억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최근의 USPTO 지침은 심사 단계의 기준일 뿐, 법원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연방법원은 여전히 Alice 판결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침해 소송 초기에 101조 위반을 이유로 소장 단계에서 사건을 기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의회에는 특허 적격성 기준을 법률로 정비하려는 법안이 제출되어 있지만 입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USPTO에서 수월하게 등록되었다고 안심하기보다, 법원 기준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명세서와 청구항을 설계하는 것이 진짜 대비입니다.
미국 특허법 101조 핵심 정리
미국 특허법 101조는 방법, 기계, 제조물, 조성물이라는 네 가지 법정 카테고리를 정하고 있지만, 실제 쟁점은 판례가 만든 자연법칙·자연현상·추상적 아이디어라는 사법적 예외에서 생깁니다. 판단은 Alice 판결의 2단계 테스트를 따르며, USPTO 심사에서는 특히 사법적 예외가 실질적 응용으로 통합되었는지를 보는 단계에서 결과가 갈립니다.
2025년 8월 심사관 지침, 선례로 지정된 Ex parte Desjardins 결정과 심사기준서 반영, 그리고 SMED 활용 지침으로 USPTO는 AI와 소프트웨어 발명에 한층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여전히 Alice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므로, 기술적 개선을 명세서와 청구항에 구체적으로 담아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101조는 거절을 받은 뒤 다투는 것보다 출원 전에 설계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소프트웨어나 AI, 진단 관련 발명의 미국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면, 명세서에 '무엇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나아졌는지'가 충분히 적혀 있는지부터 대리인과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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